환공 목수의 찌꺼기와 당구해커의 스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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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당스탑시 작성일 21-05-25 16:37 조회 763회 댓글 5건본문
제나라 환공이 대청 위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뜰 아래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던 목수가 망치와 끌을 놓고 올라와서, 환공에게 물었다.
“임금님께서 읽고 계신 책에는 무엇이 쓰여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환공이 말했다. “성인의 말씀이시다.”
“성인은 살아 계신 분입니까?”
“이미 돌아가신 분이다.”
“그렇다면 임금께서 읽고 계신 것은, 옛사람의 찌꺼기올시다.”
환공이 버럭 화내며 말했다.
“짐이 책을 읽는데, 수레바퀴나 만드는 자가 어찌 논의하느냐? 올바른 근거가 있으면 모르되,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목수가 말했다.
“저는 제가 하는 목수 일을 들어, 책 읽기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수레바퀴를 깎을 때, 엉성히 깎으면 헐렁해져 견고하지 못하고, 촘촘히 깎으면 빠듯해져 서로 들어맞지 않습니다. 엉성하지도 촘촘하지도 않게 하는 것은, 손의 감각과 마음의 호응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입으로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거기에 법도가 존재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을 저의 아들에게 가르쳐 줄 수가 없고, 아들은 그것을 저에게 배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이 칠십이 되도록 수레바퀴를 깎고 있습니다. 옛날 사람과 그의 전할 수 없는 정신은 함께 죽어버립니다. 그러니 임금님께서 읽고 계신 것은 옛사람들의 찌꺼기일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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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해커의 감탄사 연발>
당구 스트록 실행 방법론은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이 작동하는 것들이어서, 그것을 타인에게 설명해 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환공의 목수가 얘기한 것처럼 ‘손의 감각과 마음의 호응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입으로 말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구 해커가 힘빼는 스트록을 잘 전달해주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허당같은 느낌’, ‘신세계. 오호~ 신세계’였을 것이다. 사람은 전달에 한계를 느낄 때 감탄 아니면 시적표현밖에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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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록과 양혜왕의 목수_당구해커.hwp (910.0K) 8회 다운로드 | DATE : 2021-05-25 16:37:43